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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몽, 지독하다

처음 김기덕 감독, 이나영&오다기리 죠 주연의 영화가 만들어 질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꽤 두근거렸던 것 같다. 어쩌면 순간 짧은 비명을 질렀는 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날짜 세며 기다리면 속이 타들어가는 괴로움을 느낀 다는 것을 알게 된 쯔음이었기 때
문에 그냥 잊고 지냈는데 역시 잊고 지내니 금방 결과물이 나온다.
새벽 2시에 끝나는 심야 영화라 졸지나 않을까 무척 걱정하기도 했다. 우행시에서 나영언니
예쁜 것도 한 두컷이지 영화가 지루하니까 아무 소용 없더라는 깨달음(나로서는 큰 깨달음이
었다.)을 얻었으므로 졸리면 바로 잘 것 같았다.

영화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김기덕 영화야 워낙 취향을 타는 영화이니 졸린 사람은 무척 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김기덕 영화를 비몽을 제외하고 세 네 편 정도 봤는데 솔직히 그동안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이해
가 안 가는 부분도 많았었다. 그런데 [비몽]은 그동안의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내 생각엔 [비몽]은 지금까지 나온 김기덕 영화 중에 가장 대중적인 영화이다.
일단 주연배우부터가 지금까지 썼던 배우 중에서 제일 메이저하달까. 어딘가 마이너인 메이저이
지만 톱스타 두 명을 기용한 건 처음 아닌가? 김기덕 영화는 배우가 너무 두드러지면 안 되는 영
화라고 생각했었다. 그게 김기덕 스타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런데 감독 역량인지 배우 역량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 이나영과 오다기리 죠는 [비몽]에 너무나 잘 녹아 들어 있었다.
이나영은 물론 우행시보다 훨씬 아름다웠고(예쁨이 아니다.), 어떤 영화에서보다 깊었다.
[아는 여자]보다 사랑스러웠던 것도 같다(이건 그냥 취향이 변태인가?).

쓰고 보니 대중적인 면은 배우 밖에 없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엇인가 계속 '이거 다른 영화보다 꽤나 대중적이잖아.'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왜 일까.

불교 코드나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독특한 대사, 그리고 그 지독함은 그대로인 것 같다.
지독함이 호러 수준이었다. 오다기리 죠의 그 어둡고 처절한 행위나 이나영의 창백함에도 소름이
돋았지만 오다기리 죠의 전 여자친구의 미소는 진짜 무서웠다.
김기덕 영화의 인물들은 왜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걸까.

유독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면이다.
어둡고 아름다우며 창백하고 꿈처럼 흐렸다가 현실처럼 말갛다. 빛의 활용이나 색감이 좋아서 그
와중에 눈이 즐거울 정도였다. 하얀 강 위의 나비 날개짓이 슬프고 고왔다.  

김기덕 영화에 진저리만 쳐왔는데 이제 김기덕이 앞으로 만들 영화들에 기대가 된다.
이 사람, 언젠가 진짜 좋은 거 괜찮은 거 엄청난 거 하나 만들지도 모른다- 그런 기대가 됐다.

극장에서 입장 기다리고 있을 때 비몽 보고 나온 사람들이 나오길래 친구랑 사람들 반응을 열심히
살폈다. 그런데 다들 아무 말도 안 하고 미소 혹은 멋쩍은 미소 혹은 헛웃음만 지었다. 도저히 영화
가 어떤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나랑 내 친구, 영화 보고 나오면서 그 사람들이랑 비슷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왔다.

친구는 어이없다고 웃어대고 나는 헛웃음.
김기덕 영화치고 아름답게 여겨져서 칭찬을 좀 해대긴 했는데 그렇다고 아주 좋았다고는 못하겠다.
인물 네 명이 한꺼번에 나와서 싸우는 장면은 사이코 드라마인가 싶을 정도였고 자기 세계에 지나치
게 빠져있다는 느낌도 여전했다. 음악은 좋을 때도 많았지만 과할 때도 많았다.

[비몽]을 보고 나서 또 느낀게 생각해보면 김기덕 영화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거다. 메세지가 명료
한데다 대사와 상징으로 계속 반복한다. [비몽]이 특히 그런데, 누구든 영화를 보고 나서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장면은 대체 뭐야, 그래서 어떻게 된건데- 그
런 말은 좀 나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 승리의 장미희



by 로렐라이 | 2008/10/10 16:46 | 장난감 | 트랙백 | 덧글(1)

1

이제 이런 식으로 이글루스는 잡담 코너가 되어 버린 듯.
달콤한 것은 계속 먹으러 다니고 있지만 디카질을 줄여서 업뎃할 거리도 적고.

재밌다는 말이 듣고 싶어서 열심히 했고 결국 재밌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막상 듣고 보니 부담만 생겨 버려 오히려 한숨이 나온다.
계속 생각하다 보니 그 인물을 생각하게 되고 그 인물을 생각하다 보면 그 인물
이 너무 바보같고 어리석고 그래서 슬프고 나를 닮은 것 같아서 어느새 눈물이
나려 한다. 이런 멍청한 짓을 반복하고 있는 요즘 며칠. 내가 만든 사람에 빠져
버리는 건 은근히 내가 자주 하는 짓인 것 같다. 하지만 글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
도 그런 짓 남들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훈민정음을 받았지만 그런 걸로 어린 것이 나아질 리가 없는 지도.

by 로렐라이 | 2008/10/09 21:02 | 지구,중얼거림 | 트랙백 | 덧글(1)

용도

애초에 이글루스 블로그를 만든 것은 작업 업데이트를 위해서 였다.
그런데 요즘은 계속해서 통째로 고치고 또 고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한 편
씩 올린다는 게 꺼려진다. 아무리 플롯대로 간다고 해도 중간에 바뀌는 게 생
기기 마련이고 그러면 또 전체가 달라지는 거고.
중편 '장미'와 단편 '혀' 두 가지를 주로 쓰고 있는데 다른 때보다 쓰는 재미가
있다. '혀'는 분량도 얼마 안돼는 거 빨리빨리 해치워 버리고 싶지만. 그동안(이
래봤자 2주도 안 되는)은 계속 플롯만 써오다가 어제 쓰기 시작했는데 다른 때
보다 조금 빨리 써지는 것 같다. 빨리 쓰는 게 좋을 게 없다는 건 알지만 '혀'끝
내고 '장미'에 집중하고 싶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서두르다간 정말 개연성 없
는 이야기가 될거다. 
'라스트 스타즈 댄스'는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다 올리고 보니 보충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수정 들어갈 엄두가 안 난다. 수정 들어가기 시작하면 지금 쓴 것
만큼의 분량을 더 써야할 거다. 
일단은 '혀'에 집중해야지. 그런데 또 현실은 과제의 산과 풀 타임 아르바이트
가 시간의 틈을 다 메꾸고 있다. 어제는 처음으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절
실하게 했다. 인터넷도 슬슬 줄여야지.  

by 로렐라이 | 2008/10/03 11:45 | 지구,중얼거림 | 트랙백 | 덧글(0)

버스, 바람


엠티 후유증으로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와중에 약속이 잡혀 있어서 광화문에 나갔다.
콜드스톤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교보에서 음반이랑 잡지랑 질러 가지고 다시 버스 타고 집
에 오는데 욜라텡고 충동구매하고 들떠서는 버스창 열어 놓고 사진을 찍어댔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이 사진 말고 다른 사진에 옆 차선에 있던 차에 탄 아저씨가 '뭥미'
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게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광녀 같았을지도 모르겠
다.


그나저나 곧 있으면 욜라텡고 만나겠구나. 슬슬 설레이는 지도.

by 로렐라이 | 2008/09/29 23:26 | 지구,중얼거림 | 트랙백 | 덧글(0)

이수혁, 싸이더스.


이수혁이 영화에 나오는 것을 예전부터 바래왔지만(두사부일체는 예외. 지못미.)
이렇게 금방 그것도 싸이더스 같은 큰 회사랑 계약하게 될 줄은 몰랐다.

김민희와의 스캔들이 유명세에 플러스가 되고 있는 듯한데 개인적으로 매우 잘 어
울리는(깡마른 몸매나 스타일이나 생각보다 내성적이라던가 낯을 가린다던가 고양
이형이라던가 모델출신이라던가, 그리고 목소리 톤도 약간. 또 웃을 때 의외로 입
술이 예쁘다던가. 무표정과 웃을 때의 얼굴이 참 다르다
.)커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에 그런 유명세가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하고 오지랖 넓은 걱정도 조금 해본다.

사진은 프로필 사진인데 이제 깨끗한 사진도 어느 정도 잘 나오는 구나, 싶다.
하지만 역시 펑크가 좋은데. 본격 펑크 영화 같은데 출현했으면 좋겠다. 팀버튼 영화
같은데 나와서 우울한 펑크족 같은 모습으로 안개 낀 거리를 빌빌.
아니면 차승원 같은 카리스마 미중년하고 류승범 같은 껄렁한 청춘하고 샤방캐릭터하
고(샤방에는 누가 있는지 모르겠다. 임수정 같은 남자애는 없나.)펑크 이수혁하고 그냥
서울거리에서 아무거나 했으면 좋겠다. 걔네끼리 좀 또라이처럼 놀고 달리고 쓰러지고
소리지르고 그러다가 아무 말이나 조용하게 툭 뱉었으면 좋겠다. 
크라잉넛이랑 레오나드 코헨이랑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스매싱 펌킨즈, 김윤아, 몽구스,
산울림이 막 섞혀 있으면 황홀하겠다. 너무 지저분하면 좀 빼도 좋고. 
이런 류의 공상은 왜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지.  


by 로렐라이 | 2008/09/23 21:26 | 지구,중얼거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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